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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령화는 속도뿐만 아니라 구조 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 1인 가구’의 비율은 급속히 증가 중이며, 돌봄 사각지대의 대표적 취약 계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고령 1인 가구의 현실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들을 위한 돌봄 정책의 방향성을 재택 중심 돌봄과 지역사회 커뮤니티 연계라는 측면에서 제안해 보고자 합니다.
재택 중심의 돌봄 강화: 집이 곧 요양시설이 되도록
고령자 1인 가구의 가장 큰 문제는 돌봄을 줄 수 있는 ‘동거 가족’이 없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가족 기반 돌봄 모델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새로운 방식의 사회적 돌봄체계가 필요합니다. 이때 핵심은 고령자가 살고 있는 '집'을 중심으로 한 ‘재택 돌봄’입니다. 재택 돌봄은 노인이 자신의 집에서 가능한 오래,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로 구성됩니다. 이에는 방문간호, 방문진료, 식사 배달, 주거환경 개선, 응급상황 알림 시스템 등이 포함됩니다. 또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건강 모니터링, 자동화된 생활안전 시스템도 큰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에서는 ‘스마트 돌봄 센서’를 설치해 일정 시간 움직임이 없으면 보호자나 응급센터에 자동으로 알림이 가는 시스템을 운영 중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돌봄 인력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보완하고, 고립된 고령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향후 장기요양보험 내 ‘재택 중심 수급자’ 비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는 주거지 기반의 돌봄 서비스 허브 설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설 중심이 아닌, “집이 곧 요양시설”이 되는 새로운 개념의 돌봄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연계 강화: 고립을 방지하고 관계를 회복하다
고령자 1인 가구의 또 다른 위협은 ‘사회적 고립’입니다. 사회적 관계가 끊어지면 심리적 불안, 우울증, 치매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며, 이는 결국 신체 건강까지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돌봄’은 생존뿐 아니라 ‘관계 복지’의 관점에서도 설계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와의 연계 강화가 필수입니다. 동 주민센터, 복지관, 노인복지시설뿐 아니라 지역 자원봉사 조직, 종교기관, 마을 공동체 등과의 협력을 통해 고령자가 자연스럽게 지역 내 활동에 참여하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전주시의 ‘동네살이 서비스’는 좋은 예입니다. 해당 서비스는 복지 사각지대의 1인 가구 노인을 발굴하고, ▲근린모임 참여 ▲정서상담 ▲생활밀착형 서비스(청소, 동행, 말벗 등)를 통해 자립적 생활을 돕습니다. 또한 노인들이 직접 참여해 서로를 돕는 ‘상호 돌봄 프로그램’도 운영되며, 이는 수동적 돌봄에서 능동적 돌봄 주체로의 전환을 이끕니다. 이러한 커뮤니티 기반 돌봄은 예산 부담을 줄이면서도 돌봄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혼자 살지만 함께 사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며, 지자체 단위의 촘촘한 돌봄 네트워크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책적 방향: 통합성과 지속가능성 확보
고령자 1인 가구를 위한 돌봄 정책은 단편적인 복지 전달이 아니라, 의료·복지·주거·정서지원이 통합된 체계로 접근해야 합니다. 특히, 지역 내 다양한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전달체계의 일원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현재의 복지 시스템은 부처별, 기관별로 분산되어 있어 고령자 본인이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돌봄창구’, ‘케어매니저 제도’, ‘개인별 돌봄 계획 수립’ 등의 구조가 필요하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통합플랫폼 구축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재정적 지속 가능성 확보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장기요양보험과 기초생활보장제도, 건강보험 간의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사회 돌봄에 대한 국가 차원의 예산 확대와 법제도 정비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고령자 본인이 돌봄의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이는 사회 전체의 인식 전환을 요구합니다. 돌봄은 단순한 복지 시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시스템’임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고령자 1인 가구의 돌봄은 재택 중심과 커뮤니티 연계를 통해 고립을 방지하고 존엄한 삶을 보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통합된 전달체계, 지속 가능한 재정구조, 그리고 지역사회의 협력이 필수입니다.
지금이 바로, 혼자 사는 노인도 함께 돌봄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설계할 결정적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