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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복지와 통합돌봄 서비스로 변화에 대한 만족도
    이 글의 매인주재

     

    고령사회로의 진입과 함께 한국 복지제도의 한계가 점차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노인과 중증 장애인을 위한 복지서비스가 의료, 돌봄, 주거, 일상생활지원 등으로 분절되어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됩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통합 돌봄(Community Integrated Care)’ 개념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으며, 여러 지자체에서 선도사업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의 복지서비스와 통합 돌봄은 무엇이 다를까요? 이 글에서는 두 제도를 비교하여 그 차이점과 통합 돌봄의 가능성을 알아봅니다.

    서비스 연계성: 끊어진 복지에서 연결된 돌봄으로

    기존 복지 서비스는 부처별, 기관별로 역할이 나뉘어 운영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료를, 보건소는 예방과 공공의료를, 복지관은 일상 돌봄을 담당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시스템이 각각 따로 운영되면서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복지 서비스를 하나하나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반면, 통합 돌봄은 ‘사람 중심’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설계합니다. 주민 한 사람을 중심에 두고, 그의 건강 상태, 경제력, 주거환경, 가족 상황 등을 고려한 ‘맞춤형 복지 패키지’를 지역에서 연계해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혼자 사는 80세 노인이 있다면 건강관리, 식사배달, 응급대응, 주거 개조, 심리 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가 동시에 연계되어 실행됩니다. 이러한 연계성은 서비스 누락이나 중복을 줄이고, 돌봄 대상자의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각자 제공'이 아닌 '함께 연계'되는 서비스는 통합 돌봄의 핵심입니다.

    제공 주체: 중앙 중심 vs 지역 중심

    기존 복지서비스는 대부분 중앙정부 주도의 일괄적인 기준과 전달체계에 의존해왔습니다. 이는 정책의 표준화와 형평성을 확보하는 데에는 유리했지만, 지역별 특성이나 개인별 상황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특히 고령자나 장애인의 상황은 지역의 교통, 인프라, 사회적 관계망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지는데, 중앙 중심 제도는 이런 변수를 반영하지 못합니다. 통합 돌봄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지자체가 직접 수요를 파악하고, 예산을 조정하며, 지역 사회의 다양한 민간 자원과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전주시의 ‘찾아가는 통합돌봄팀’은 노인의 집을 방문해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진단하고, 지역 내 병원, 복지관, 자원봉사자와 연계합니다. 이런 방식은 단순히 행정의 효율성뿐 아니라, 돌봄 대상자가 자기 삶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가능하게 합니다. 통합 돌봄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 동네에서, 함께 살아가는 삶’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만족도: 제도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기존 복지제도는 일정 자격요건과 서류절차를 충족해야 하며,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입니다. 예컨대, 장기요양등급에 해당되지 않으면 요양서비스를 받기 어렵고, 건강보험 외래 진료 기준을 넘으면 의료비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또 공공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신청자 위주' 체계라서, 정보에 어두운 고령자나 장애인은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면, 통합 돌봄은 '찾아가는 복지'를 지향합니다. 지자체 복지담당자나 돌봄 매니저가 대상자의 집을 방문해 실제 필요를 파악하고, 서비스를 능동적으로 연결합니다. 또한 복수의 기관이 협업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빠지는 일이 줄어듭니다. 실제 통합 돌봄 시범사업 지역에서는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통합돌봄 참여자의 83.2%가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고 응답했고, 고립감이나 불안감 감소 효과도 뚜렷했습니다. 사람을 중심에 둔 서비스 설계, 적극적인 행정 연계, 맞춤형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통합 돌봄은 기존 복지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입니다.

    기존 복지서비스는 분절성과 접근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제는 ‘통합 돌봄’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됩니다. 서비스 연계, 지역 중심 운영, 사람 중심 설계라는 3대 특징을 가진 통합 돌봄은 고령자와 취약계층에게 실질적 삶의 변화를 제공합니다. 이제 복지의 기준은 '누가 얼마나 제공했는가'가 아니라, '삶이 얼마나 나아졌는가'가 되어야 합니다. 통합 돌봄은 그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